산행기

마적산-문수봉-경운산-오봉산-청평사 산행

돌처럼 2018. 2. 18. 01:15


정월 초하루

설을 하루 보내고,

두 딸을 춘천으로 데려온 길에 산행을 해본다.


차를 소양댐밑에 위치하고 있는 해강아파트 부근에 주차를 하고

'풀내음 청국장' 음식점이 있는 곳을 들머리로 잡는다.(09:10)

 




마적산 정상까지

소나무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 등로는 동네뒷산같은 친근함을 건네며

발길을 가볍게 맞이한다.




여름

이곳에 머무르며 피서의 시간을 보내면 얼마나 좋을까?


 



소나무는 마적산을 향하여 오르는 내내 반기고 선다.





오늘의 산행은 마적산을 지나 오봉산을 돌아 청평사로 내려갈 것이다.





어느 정도 오르자 소양호가 보이며 멀리 홍천 두촌면에 위치한 가리산도 보인다.

우측으로 작은 소나무 위로 뾰족하게 보이는 산이 가리산이다.




마적산 정상(10:30)

뒤따르던 두팀의 산객들은 이곳에서 정점을 찍고 되돌아서는가 보다.





마적산 정상에서 바라본 전경

나무사이로 춘천시내에 있는 봉의산(사진 가운데)이 보인다.




마적산 전망대에서 저멀리 화악산을 조망한다.

우측 아래로는 외곽순환도로가 산과 마을을 경계짓는다.




앞으로 가야 할 능선

좌측으로 보이는 곳이 경운산이겠다.




이곳에선 또다른 산행로를 알리고 있다.

소양댐을 들머리로 해서 오르면 이곳에 도달하게 된다.

마적산을 가려면 내려서야 하고 경운산을 가려면 배후령 방향으로 올라서야 한다.




경운산으로 가는 길이 북향(北向)이라

눈은 아직 건재함을 알리고...




물박달나무와





소나무는

그 오랜 세월의 옷을 두르고

훗날의 이정목이 되어줄 듯이 서있다.




바위절벽을 랜드마크로 두고있는 용화산(가운데)이 화천도 그리멀지 않음을 알려주려는 듯하고...





절개지를 돌아올라 걸어온 길을 뒤돌아 보니

조심스럽게 걷게 한 녹지않은 눈이 얄궂어 보인다.




참나무의 한 종류인 굴참나무





이곳은 굴참나무 군락이다.





참나무가 군락을 이루니

낙엽도 많다.

등로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낙엽은 발목까지 덮고

스며든 눈은 낙엽밑에 숨어 얼어 무심히 오르지말라 한다.




경운산이 배후령 전이니

머지 않았다.




바람이 손이 에일정도로 차지는 않지만

오르는 내내 막걸리 마신 모양처럼 볼을 벌겋게 만들어 놓았는데,

이 곳 문수봉엔 이상하리만치 바람 한 점 없다.

올려다 본 하늘도 쪽빛 하늘이고...




5~6년 전에 찾은 경운산 정상엔 아무 표식도 없었는데

언제인지 모르지만 정상을 가리키는 표지목(784m)을 설치해 놓았다.(12:50)




경운산을 내려서니 저멀리 가리산이 M자 모양으로 희미하게 쫓고있다.

왼쪽 앞쪽의 산은 봉화산이겠다.





배후령터널이 개통되기 전

배후령을 들머리로 해서 오봉산을 올랐던 적이 몇 번 있었다.

배후령에서 북쪽으로 오르면 용화산을 오를 수 있고

남쪽으로 오르면 오봉산을 올라 청평사로 내려서거나

경운산을 지나 마적산으로 내려서면 소양댐밑 천전리(泉田里)로 내려선다.




가운데를 기준으로 왼쪽으로 가까이 있는 산이 가야할 오봉산이고

오른쪽 뒤쪽에 보이는 산이 부용산이다.




참나무 혹엔 겨우살이가 싹을 틔우고...





오봉산은 바위가 많다보니

그곳에 터잡은 소나무들의 삶은 인고의 세월이겠지만,

산객들엔 멋드러진 모습으로 시선을 잡는다.




지금은 차량이 그리 이용하지는 않지만

굽이굽이 내려서는 배후령길은 양구 방향으로 안내하고

가운데에서 살짝 오른쪽 뒤편엔 용화산이 하늘과 맞닿았다.




다리라고 하기엔 너무 작은...

만일 이 난간이 수십미터 이상으로 되는 다리였다면 건너지 못했을 것이다.

그전 산행엔 없었는데...




오늘 산행이 소양호 둘레를 돌고 있음을...

오른쪽에 옆으로 뻗은 소나무 가지끝 위로 보이는 산이 대룡산이겠다.


 



오봉산을 본격적으로 알리는 바위길

견고하게 설치된 로프가 안전한 오름길을 만든다.




바위틈으로 뿌리를 내리고 선 소나무는 변함없이

산사나의 영혼을 지키고 있었다.





이 소나무도

어느 영령을 위로하고 섰고...




진혼비를 지나는 마음엔

바위능선을 조심스레 넘는다.




세월을 보내다

갈증을 견뎌내지 못한 솔은

지나는 햇빛에 그림자로 오늘을 보내고...




배후령을 내려서면 화천군 간동면 일대다.

가운데는 병풍산일테고,




가운데 뒤쪽으로 보이는 산이 사명산일 듯 하다.





오봉산 중에 몇번째 봉우리인지는 모르지만

표지석이 있는 오봉산 정상이다.(14:50)




안내도 대로라면

청평사까지 대략 1시간 반 걸릴 모양이다.




가운데 뒤편으로 대룡산이 보이고...





삶과 죽음을 함께하는 주목처럼

이 소나무도 그렇다.

소나무 왼쪽으로 보이는 능선이 오늘 내려서는 방향이다.




가장 뒤쪽 가운데의 대룡산은 그 능선을 따라 왼쪽으로 향하면 가락재가 나타나고

오른쪽 소나무가지 아래로는 마적산이 살짝 왼쪽으로 중간에 보이는 낮은 산이 구봉산이겠다.




어리게 보이는 모습을 보고 만만히 봤다면...

아마도 이 소나무의 수령은

나보다 더 이전에 세상을 보고 있었을 게다.




그 아래론

작은 협곡을 만들어




오르내리는 산객들에 고통을 주는 듯하지만

잠시 후 해탈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지만

벅찬 해방감을 느끼게 한다.




오봉산의 동쪽으로 위치한 부용산

아래로는 청평사로 향하는 길이 보인다.




천단(天壇)이 있는 급경사 편으로 방향을 잡고...






5~6년 전엔 솔잎을 달고 있었던 것 같았는데...





천단이라고 추정하는...

이곳에서 어떤 마음을 두어본다.




소나무 사이로 청평사가 보이고

소양호가 가까이 보이니 오봉산을 제법 내려선 듯 하다.




저 산을 돌아

이 자리에 섰다.

오른쪽이 경운산 정상이다.




오른쪽 어깨와 팔의 통증으로

이제부터는 긴장감을 갖고 설설기다시피 로프를 잡고 내려서야 할 코스다.

통증없는 어깨와 팔이라면 군 시절의 유격훈련 때처럼

쉽게 내려설 수 있는데...




로프를 잡고 내려서는 탓에 심한 어깨통증을 잠시 다스리며

바위끝에서 삶을 다한 소나무로 서산을 향하는 해를 잡아본다.




급하게 내려서는 로프와 말뚝은

사진에선 거짓말처럼 완만하게 보인다.




오늘의 날머리

청평사에 도달했다.(16:00)

바위에 붙은 돌단풍은 봄을 기다리고...




오봉산 밑의 청평사엔 설연휴이어서인지

가족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찾아 기도의 마음을 놓는다.




추웠던 겨울날씨 탓에

청평사 입구의 약수는 움츠리고 있나보다.




문수원

고려시대 대표적인 연못의 조경양식으로 부용산이 이 연못에 비치게 만들었다고 알고 있는데...

석가산 기법의 대표적인 예이다.




구송폭포





거북바위





공주설화상은

청평사로 들어서는 길의 대표적인 풍경이다.




흐르던 물은

추위를 잡고 잠시라도 시간을 머무르고 있는데,

이 삶은 덧없이도 잘도 간다.



청평사 입구의 노점상들 모습으로

겨울엔 이곳을 찾는 이들이 많지않다는 이야기이겠지.




오늘의 산행을 마치고

저 배를 타고 나서며(17:00)

하루를 마감해야 할까보다.




소양호 수면을 비친 해는

그도 산밑으로 숨기며 산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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