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주말에..(2018.09.15)

돌처럼 2018. 9. 16. 15:33

 

 

사정이 있어서 그런지

집안 벌초일정이 음력7월을 지나 이번 주에나 되어서야 잡혔다.

예초기를 들머지고 이산 저산을 다니며 조상묘를 벌초하는데

흐린 날씨는 한결 벌초일을 수월하게 한다.

 

해가 갈수록

아버지 대(代)의 4촌 아저씨들은 떠나고

생전에 계신 아저씨들은 연로하시니...

같은 항렬의 형들과 아우는 벌초에 대한 인식과 열정이 높지않으니,

그 수는 점점 줄어만 간다.

 

시골에 연고를 둔 집이 우리집뿐이니

팔순을 넘긴 울엄니가 식사준비를 하느라 여간 성가신게 아닐게다.

 

 

 

 

하고싶은 것이 있는데...

 

봄부터 지금까지 주말내내 시골밭에 엎드려 있었는데

하고 싶음이란, 이 시기 산에라도 올라 버섯구경하고 싶은 마음인 것이다.

그 말을 표현하기도 전에 울엄닌 빈밭이 되어버린 큰밭에 쇠비름과 방동사니를 뽑아냈으면 하니

마음편히 산에나 오를 수 있을까?

 

그저 어김없이 밭에 엎드려 쇠비름과 방동사니를 뽑아낸다.

사실 지난 여름 폭염과 가뭄이 아니었더라면 지금 한창 들깨가 꽃을 피우고 벌을 불러들이고

쇠비름과 방동사니는 들깨그늘에 싹을 올리지 못하고 설령 싹을 올렸다 하더라고 씨앗을 달지 못했을 텐데

빈밭이다 보니 따스한 가을빛을 받으며 마냥 자라고 싹이 트니,

풀이 없던 밭도 어느새 파랗게 물들이고 있었다.

 

밭 가장자리 산밑에 큰갓버섯 3개를 본 것으로 이번 주는 만족해야겠다.

 

 

 

 

처마끝을 떨구는 낙숫소리가 똑똑이는 것을 보니

보슬비가 오는가 보다.

나가본 밤하늘은 어둡고 빗소리는 없는데

지붕에서 모아진 비가 처마끝에서 떨어지는 소리로 비의 실체를 들킨다.

 

보슬비 마냥

연노란 빛을 껌벅이며 반딧불이도 소리없이 어둔 공간을 가르고...

각종 풀벌레들도 제각각 소리를 더한다.

 

 

지난 4월에 부화한 병아리들 중에

한마리가 이틀에 한번씩 알을 낳는단다.

아직 병아리처럼 보이는데...

그래 그런가? 꿩알보다도 작아보인다.

 

 

 

 

닭장을 나선 닭들이 울 뒤로 가서 풀숲을 헤치며 먹이를 찾는 모습도

가을의 풍경으로 하루를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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