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보기가 참 힘든 요즘입니다.
금요일 시골로 퇴근 하자마자 밭을 둘러보니 밭작물들이 곳곳에 시듦현상이 있고...
토요일 아침식사 전에 옥수수 수꽃(일명 개꼬리)이 올라오는 뒷밭으로 가서 2차 추비를 하다보니
멧돼지가 벌써부터 내려왔었나 봅니다.
옥수수토생이가 아직 생기지도 않은 옥수수대궁을 꽤나 부러뜨리고,
산밑밭 둑을 헤쳐놓았네요.
장맛비가 오면 떨어져나가기 쉽상이겠어요.
풀어놓은 닭을 보면 짖던 마당밖 개는
가뭄속 더위에 짓는 것도 귀찮은 양 숨을 헐떡이며 모래목욕을 하는 닭을 그저 바라만 볼 뿐입니다.
가뭄에 볼품 없는 참깨밭을 매다 더워서 몇그루의 복분자에 익어가는 열매를 따먹으며
주초(週初) 주말과 휴일 비예보는 어디로 갔을까? 한탄의 혼잣말을 해보는데...
한방울.. 한방울... 힘들게 빗방울을 떨기더니
가랑비가 촉촉히 내립니다.
해마다 열리는 초등학교 총동문체육대회에 참석친 못했지만
저녁시간 동창들의 모임에는 참석해 봅니다.
이 날은 마을 곳곳의 민박이나 식당에 초등학교 선후배들이 제각기 기수별로 자리를 잡고 동창모임을 합니다.
그 덕(?)에 각 리(里)마다 시끌벅적 하지요.
자주보는 친구, 몇십여년 만에 만난 친구..
어울렁더울렁 술한잔 하며 시간을 보내고, 나는 주말의 농삿일이 있어 자리를 빠져나와 집으로 향합니다.
고개를 넘어 집까지 4~50분 걸어서 돌아오는데...
밤길에 두려움 보다도 간혹 개를 짖게 만드니 곤히 잠든 사람들을 깨우는가 보다 하는 미안함에
민박집에서 친구들과 함께 할 걸 괜한 발걸음을 했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지붕에서 흘러내린 빗물 모은 것을 확인해 보니 고작 한주전자나 될까?
토요일 오후에 내린 비의 양이 너무 작습니다.
아침하늘은 비라도 줄 것 같았지만
지금까지도 내리지않고...
오늘아침 일기예보엔 10~40mm 비가 온다고 하는데 속는 셈치고 마음을 편히 놓아봅니다.
여튼,
일어나자마자 파종한지 3주차 되는 옥수수밭에 웃거름을 시비하고,
고추와 초석잠의 갈증에 비를 바라는 마음을 구하며
목을 시원하게 해줄 수박과
조금의 술맛을 보여줄 개복숭아를 지켜보며
8월을 기다립니다.
주말,
고향을 찾았던 동창들이 속속 잘 도착했다는 소식을 받으며
이 밤 빗소리를 잠결에 듣기를 간절히 바라며 6월의 한 주말을 마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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