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주말에..(2016.06.11)

돌처럼 2016. 6. 13. 09:30

 

6월도 어느덧 중순으로 치닫고...

언제나처럼 주말아침 일찍 시골로 향합니다.

 

도착하자마자 차에서 내리는데 가지치기를 한 밤나무를 타고 오를 백수오 줄기가 안보이네요.

" 엄니! 여기 백수오 줄기 뽑아버렸어요? "

" 지난 주 백수오가 아니라면서...? "

어디서 날아들었는지 담밑으로 박주가리가 열포기 정도 군데군데 실하게 올라온 것을 울엄니는 가꾸고 있었더라구요.

지난 주 그 박주가리를 다 뽑아냈었는데, 울엄니가 왜 다 뽑아냈나고 하길래 백수오가 아니라고 하였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에 이런 사단이 일어났네요.

저도 모르게 왜 뽑아냈냐고 큰소리가 나가네요. ㅜ

 

 

무얼까요?

밤나무 밑에 여우비가 지난 것처럼 점점이 새카맣게 뿌려져 있습니다.

밤나무 밑에 서있으면 여전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이 아이의 배설물입니다.

밤나무산누에나방의 애벌레... 몸집을 키울대로 키웠습니다.

밤나무는 이파리는 모두 이 밤나무산누에나방 애벌레에 내주고 밤꽃만 덩그러니 단 채 꿀벌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토요일,

소나기 소식에 흐린 날씨를 기회삼아 2차 파종한 찰옥수수밭에 1차 웃거름을 시비하고

3차 파종한 찰옥수수밭을 김매기 합니다.

날은 흐렸어도 여름은 제 이름값을 하네요. 엎드려 김매기 하는 얼굴로 땀이 비오듯 떨어집니다.

 

휴일엔 초석잠밭을 돌아보며 돌아난 잡초(쇠비름)를 뽑아내고, 이번 주 김매기를 마무리합니다.

 

올해 참외모종 5개, 수박모종 3개, 오이모종 10개, 애호박모종 5개를 구입하여 심은 밭이랑입니다.

오이와 호박은 따먹기 시작하네요.

 

집주위로 서있는 대여섯그루의 앵두나무엔 조닥조닥 많이도 열렸습니다.

혼자만 오지말고 딸아이도 데려오라는 듯 하지만,

시골생활에 불편한 딸들은 이핑계저핑계로 시골에 발길을 잘 두지를 않네요.

제일 큰 핑계가 화장실이 냄새나는 푸세식이란 거죠. ^^

 

 

" 낮에 더울때 한잠이라도 자야되는데, 저 벌레 잡아야 해서 낮잠도 못잔다."

울엄니의 말입니다.

 

요즘은 일 많이 하라고 오전4시 반이면 아침이라 하고 오후8시 되어야 저녁이라 합니다.

시골분들은 그래도 좀 시원한 아침저녁으로 일을 하다보니 잠이 좀 부족할 듯 싶습니다.

그 부족한 잠을

더운 낮에 보충해야 하는데 밤나무산누에나방애벌레도 한낮엔 더운지 나무아래로 기어 내려왔다가 오후 서너시 되면

다시 나무끝을 향하여 기어오릅니다.

내려온 애벌레를 울엄니는 잡게 되는데 벌써 그 생활도 열흘이 넘어섰네요.

잡은 애벌레수만 해도 수천마리 될 듯 합니다. 하루에 백마리도 넘게 잡으니까요.

 

강원 영서지방에 그동안 소나기 소식에 비 소식에... 매일 있었지만,

홍천 시골엔 그도 오지를 않았네요.

아직 작물에 가뭄이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들깨모종을 하기 위해선 비가 필요한데...

 

아~

어제 춘천으로 올라오는 길에보니 흥천읍내는 소나기가 내린 모양이더라구요.

아스팔트에만 오지말고 땅에도 내려주었으면 좋으련만...

 

 

 

<이파리는 없고 밤꽃만 달고 선 밤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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