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연 4

주말에..(2022.4.23)

때까치나 꿩이 머리를 내미는 옥수수를 파지나 않았을까? 주말에 시골향을 이루자마자 제일 먼저 옥수수밭을 둘러보게 된다. 이쑤시개 같은 것이 삐죽 삐죽 올라오기 시작한다. 아직은 조류들의 피해는 없는 것 같고... 지난 주엔 두릅 한줌 따러 뒷산을 올랐다면 이번 주엔 한끼 먹으리만치 고사리나 꺾으러 뒷산을 올라본다. 족두리풀이 부끄러이 발아래로 숨기며 꽃을 피울 때 동그란 얼굴에 분칠을 하는 분꽃나무는 향기를 잔뜩 내풍기며 유혹한다. 나를 보고 뉘 그러던데... 산에 오르면 남들은 등산이던 나물을 뜯던 사진을 찍을 시간이 없는데, 목적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족두리풀을 찾으러 가는 발길에 각시붓꽃이 자기도 여 있다며 앉아보란다. 그렇게 작은 꽃들에 간섭을 하며 오르는데, '이 맘 때 들려오곤 했는데..' ..

나의 이야기 2022.04.24

들깨를 털다

잦은 가을비에 들깨를 베어넘기는 것도 쉽지 않았던 일, 베어넘기고서도 들깨가 마를 만하면 비가 적셔놓고,또 마를 만하면 비가 보이던 가을날. 지난 주 일요일과 휴가를 낸 월요일비를 피해 350여평의 들깨밭의 반을 털어내고, 비에 다시 마르기를 기다려 목, 금 휴가를 내어 들깨를 마저 털어내고 뒷마무리를 한다. 들깨를 한아름 안아다 도리깨로 털어내고 들깨 거스러미를 빗자루로 쓸어내고 다시 들깨 한아름 안아다 털어내기를 반복하며... 하루 반나절 동안, 남은 들깨를 털어내고 울타리망과 독수리연을 걷어들였다. 옥수수밭에선 때까치(물까치)는 쫓지못했지만 산꿩의 근접을 막았고 들깨밭에선 박새 무리는 쫓지못했지만 산비둘기의 근접을 막았던 독수리연에 비해, 옥수수밭에서의 울타리망은 멧돼지를 막지못해 지난 여름 마음에..

나의 이야기 2021.10.24

주말에..(2021.7.17)

풀밭이 되어갈까 편치않은 몸으로 밭으로 나서실까 주말, 이른 시간에 시골에 도착하자 마자 호미를 들고 슬그머니 옥수수밭으로 나서서 잦은 비에 진펄이 된 몇고랑에 새파랗게 올라온 풀들을 김매기 하고, 안개가 걷히고 더운 햇살이 고춧잎을 말려놓았으니 탄저예방약을 고추밭에 살포한다. 점심을 먹고 슬그머니 다시 옥수수밭으로 나가 몇고랑의 풀들을 매는데... 어라? 울타리망 지줏대가 구부러져 있는 것이 아닌가. 고라니가 옥수수밭으로 들어서려다 지줏대를 구부러뜨리고 간 모양이라고 여겼는데, 김매기를 마치고 밭을 둘러보는데 커다란 멧돼지 발자국이 밭둑을 따라 옥수수밭으로 들어서려 한 흔적이 꽤나 보인다. 마당밖 개를 산밑으로 옮겨 맬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그냥 있기도 힘들어 보이는 노견이라... 휴일, 일찍부터 산둑..

나의 이야기 2021.07.19

독수리 연을 띄우다.

파종한 찰옥수수가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가까운 산에서 꿩이 꺼겅대며 내려와 싹을 올리는 옥수수를 팔까 두려움에 독수리 연(燕)을 구입하여 띄웠는데, 밭이 트랙터로 갈리던 시기부터 시끄럽게 내려선 산까치들 중에 한두마리가 저 독수리연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밭으로 날아들어 뿌리에 단 옥수수알을 파먹으며 나의 방어책을 비웃고 있다. 울타리 지줏대는 밭으로 날아드는 산까치들의 전망대 내지는 휴식처로 이용되는 듯 하고 그들을 쫓아 낼 걸음을 자주 두지만 그 때뿐, 숲으로 숨어들었다가 다시 밭으로 내려서서 고개를 내민 옥수수를 쪼아댄다. 주말이면 조금이라도 젊은 내 발길을 자주 두겠지만 주중엔 울엄니의 힘겨운 발길을 두어야 한다는 생각에 그저 산까치가 밉기만 하다. 날씨가 따뜻하여 산까치가 팔 시간이 짧아지도록..

나의 이야기 2021.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