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주말에..(2024.6.29)

돌처럼 2024. 7. 1. 14:42

 

 

주간 일기예보에 주말부터 일주일 내내 장맛비가 내린다는 시기,

고추에 병충해 약을 주지못해 어쩔 줄 모르는 울엄니 마음을 알아차린 걸까?

장맛비는 주말 저녁부터 내리기 시작했다.

 

주말 오전에 고추에 탄저예방약을 주고, 화장실 망우를 퇴비장에 퍼내고 나서

옥수수밭으로 달려가서 진자리에 싹을 틔우는 풀들을 긁적이며 옥수수 대궁에 붙은 진딧물들을 문질러 잡는데 시간을 보낸다.

 

 

 

태양의 열기가 머리를 쪼는 한낮,

콩밭에서 군데 군데 싹을 틔워 세력을 키우는 쇠비름을 뽑아내다 보니

뜨거운 열기에 두려움이 살짝 스며들어 저녁나절을 기다리기로 한다.

 

 

 

개꼬리(옥수수 수꽃)를 보이기 시작한 지,  5일 된 옥수수밭 위로 된장잠자리는 쉬임 없이 날고 있는 것을 보니

장마철이긴 장마철인가 보다.

 

 

 

장맛비가 시작되면 옥수수밭으로 낼 들깨모종,

해마다 울엄니가 들깨씨앗을 부었는데 올해는 내가 부었다.

 

모내기에 나가지 않은 모판 처럼

많아도 너무 많다.

들깨모를 부어 본 경험이 없으니...

 

 

 

두 줄이면 들깨모종을 내고도 남을 양인데

11줄,

 

들깨모종이 필요한 이웃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뽑아버리는 것도 일이 될 듯~

 

 

밤새 비가 내리고

휴일 아침 그친 비를 뒤로 

들깨모종을 내기 시작했다.

옥수수밭 고랑에 쪼그려앉아 들깨모종을 하느라 속도도 느리지만

그보다 몇시간 동안 쪼그려앉다 보니 무릎이 아파온다.

 

아직 들깨모종을 내지 못한 옥수수밭 고랑엔

다음 주말에 와서 심겠다고 했지만,

분명 울엄닌 그 사이를 못참고 아픈 몸을 이끌고 옥수수밭에 엎드려 있을 것이다.

 

텃밭 세고랑의 감자도

곧 손길 좀 달라고 보채는 모양새인데...

 

 

 

어느 틈엔가 

산둑에선 패랭이가 꽃을 피우고 있었다.

나의 예초기날에 수없이 베어져 나가도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계절을 말하고 있는 패랭이

 

어찌 보면

평생 농삿일에 망가져 간 몸을 가지고도

호미들고 밭으로 나서려는 울엄니 마음일런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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