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둔 새벽을 매일같이 아침을 깨우던 호랑지빠귀의 휘파람 소리는 이유가 있었다.
산밑까지 내려서는 산꿩은 그 대답으로 꺼겅이고,
누가 아니랄까봐
세찬 바람은 봄을 건조시키며 흙먼지를 불러들인다.
시골서 출퇴근을 해도
주말에서야 밭을 나서보는 시간,
들쥐의 출현을 예상하면서 들깨섶을 한아름씩 안아다 놓고...
지난 주 촉을 세우던 산마늘(명이나물)은 초록을 조금 더 키우며 봄날을 세고 있는데
노루(예전 고라니에서 지금은 노루가 대부분)가 초록을 탐내는지 울타리망을 훼손하며 산밑밭을 들어선 흔적이 있다.
오후 바람이
앞산 낙엽을 마당으로 몰고 들어와 주워내다 보니
어느덧 해는 손톱달(상현달)에 자리를 내주며 서산으로 내려앉고...
닭장으로 들어서는 닭들을 세어 보니 한마리가 보이질 않는다.
이튿날,
개에 물린 듯 죽어버린 암탉이 이웃집 뒷편에서 보인다.
옛날 같았으면 주워다 먹었을 테지만 뒷산에 고이 묻어주고...
이번은 추정이지만,
지난 12월부터 4마리째 사오백미터쯤 떨어져 있는 이웃집 개로부터 죽임을 당하고 있다.
개를 묶어놓으라 해도 울타리가 있는 그 집은 풀어놓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다 울타리를 빠져나오면 영락없이 우리집으로 와 닭들을 쫓으니...
울엄니
산밑밭에 고구마를 심으면 잘될 꺼라
그 밭에 고구마를 심자 했지만 멧돼지 때문에 안된다며 작년에는 심지않았지만
올해 밑지는 셈 치고 고구마를 심어볼까 하는데,
벌써부터 멧돼지가 근처 둑을 파뒤집으며 다니고 있다.
고구마를 산밑밭에 심어야 할 지 금새 갈등이 인다.
전업농이 아닌 주말농군
매년 멧돼지를 비롯한 유해조수로부터 피해를 보면서
그 때마다 분(憤)을 삭히지 못하는 마음으로 농사에 대한 갈등을 겪지만,
또 땀을 흘리기 시작하는 주말,
봄을 말리고 서는 세찬 바람이
봄가뭄을 걱정하게끔
희살(戱殺)지으며 올려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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