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새벽같이 시골에 도착한 것은 늦고사리를 볼까 하고 뒷산을 오르기 위함이었다.
'고구마 심으려고 일찍 왔어?'
울엄니의 한마디에 뒷산에 오르는 것은 접고 준비 해두었던 고구마 모종을 심는다.
고구마 모종을 어슷하게 묻고
물을 퍼다 주고,
그리고 북을 주었다.
이제 텃밭에 빈 이랑은 다 채운 셈
감자 두 고랑. 땅콩 두 고랑, 고구마 두 고랑, 그리고 고추 다섯 고랑...
꾀꼬리와 검은등뻐꾸기가 연실 노래하는데
가만 있을 수 있나,
예초기에 쌓였던 먼지를 털어내고 밭둑마다 들쭉날쭉 올라온 풀들을 깎는다.
파종하거나 모종을 정식하거나
어린 싹들이 뿌리를 굳건히 내렸을까?
5월 중순이 되었어도 아침서리가 보인다.
부화된지 1주일 된 병아리도 울엄니와 함께 방안에서 밤을 보내고
햇빛이 마당에 내려앉아야 방을 나선다.
지난 주 방망이 같던 꽃몽우리를 들고있던 괴불나무는 꽃을 활짝 열고 벌들을 부르고 섰고,
그 밑
도라지 하나는 싹을 제법 밀어올렸다.
암탉들이 둥지마다 알도 없이 포란 흉내를 내니
알을 거두는 것도 하루에 고작 3~4개,
남은 닭들은 울 뒤에서 먹이를 찾고...
병아리가 부화되기 전,
이웃마을 아저씨가 병아리장수를 데리고 왔다며 사 둔 10마리의 중병아리는 주목 아래서 웅크리고 앉아
하루를 보낸다.
밭둑 뽕나무에 딱따구리의 헌 집을 빌려 새끼를 기르는 박새는
지날 때마다 주위의 은행나무에 앉아 삐릭~거리며 그냥 지나가길 바라는 눈치다.
주말을 마감하고 떠난 이 시간,
모내기를 끝낸 마을 논에서는 개구리들의 노랫소리가 한창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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