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몸을 이끌고 고추밭으로 나설까 걱정에
아침도 거르고 이른 시간에 시골에 도착했건만,
울엄닌 벌써 고추밭에 엎드려
똥구르마에 빨간고추를 하나가득 채우고 있었다.
400주를 심어 두물째 수확량은 똥구르마로 3개
가물어서 그런가?
아직 탄저병의 기미는 없다.
고추를 따놓고
보기 싫은 밭둑과 마을길을 좁히는 덩굴과 잡초들을 예초기로 깎아내고
한달 남짓 만에
아부지 산소를 들러본다.
옥수수 수확 후,
밭 가장자리 남겨둔 자리엔 멧돼지가 다시 들어와 분탕질을 해놓고...
산둑에 매어놓은 노견과 발바리는 내가 있어야 멧돼지가 내려서는 것에 효과가 있을 텐데
멧돼지도 주중에는 내가 없음을 앎인지 그 때서만 내려오는 가 보다.
가을이 오려는가 보다.
지난 주 까지만 해도 어둠속에서 반딧불이만 소리없이 반짝였는데
이젠 풀벌레 소리가 시원함을 달고 나서니 말이다.
한낮엔 참매미 보다 쓰릅매미 소리가 더 나고...
산밑밭 언저리엔
산앵두가 빨갛게 익었다.
먹을 것이 없던 시절엔 이도 참 좋은 먹거리였는데...
뭘할까?
생각도 없으면서 산앵두를 한움큼 땄다.
일본을 지난다는 태풍의 영향 탓에
잔뜩 흐렸지만,
고추밭에 탄저예방약을 치고 주말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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