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주말에..(2020.8.8)

돌처럼 2020. 8. 9. 18:10

 

주중(週中)에 휴가와 출근을 병행해가며 옥수수 한밭떼기를 수확하여 판매를 하고

주말에는 수확하고 빈 옥수수대를 베어넘기는 작업을 하는데...

 

장맛비가 시작된지 언제인지

매일 폭우 예보에 오늘을 넘기고 내일이면 폭우는 그만이겠지 하고 견뎌내지만

내일이면 또다시 폭우예보가 이어지기를 수차례...

언젠가 고맙다던 비는 수마(水魔)로 변해 많은 이들을 어렵게 한다.

 

 

생각지도 않게 넘어지기 일쑤인 울엄니는 앉고 일어서기도 불편한 몸으로 옥수수 작업을 도와주는데

자식은 바쁜 시간을 핑계로 만류하지도 못한다.

 

평소 같으면 빈 옥수수대궁을 베어넘기는데 낫을 들고 따라나설 법도 하던 울엄니는

그러지 못하니 많이도 불편한가 보다.

 

 

 

옥수수 수확과 빈 대궁을 베어넘기는데 휴일을 쪼개낸 나의 시간이라면,

여름은 세찬 비에 자리를 내어주었다가 그들이 자리를 비우면 참매미의 울음소리에 자리를 내어주기도 하며

하루 하루를 그렇게 쪼개어 내고 있다.

간혹, 잦은 비에 거둬들이지 못한 참깨밭에서 옥수수밭을 오가는 내 발소리를 듣고 전깃줄에 올라앉는

여나문 마리의 산비둘기의 모습도 있었다.

 

 

시골에 있으면 직장이 걱정되고

직장에 있으면 시골이 걱정되고...

 

밤이면 더 심해지는 장맛비에

무슨 변은 일어나지 않을까 노심초사인데

천둥마저 뒷산 가까이 내려앉았는지,

생전 처음으로 그렇게 크게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 소리에 놀라자빠졌는지

산밑밭으로 향하는 곳엔 소나무 한그루가 쓰러져 있었다.

 

 

 

날마다 비에

밭둑에 예초기를 대지않았더니,

무릇이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떨어질 법한 밭둑에 손을 보며 돌아보고 난 후

옥수수 수확과 판매에 길었던 한 주를 마감한다.

비 피해가 없기를 간절히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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