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단상(斷想)

돌처럼 2019. 8. 25. 21:48





날은 무더웠어도

기다림을 두고 견뎌내는 것이 있어 좋았다.

힘은 들었어도

수확을 바라는 무성함이 가득이어서 좋았다.


뭘까?

그늘을 찾은 자리에 시원한 바람이 찾아들어 좋기는 하지만,

꺾어진 정열 마냥

덩달아 초췌해지는 마음같은 느낌이...



골짝마다 예초기 소리가 벌초를 짐작케 하는데,

문중 벌초는 다음 주에나 한다는 기별이 있는 터라

주말,

시골집에서 가까운 선친묘 2기와 아버지 산소를 우선 벌초를 한다.




옥수수밭에 들깨가 심어져

열린 가을을 보여줘야 할 것 같아 옥수수를 따 들이고 옥수수대를 베어넘긴다.




따 들인 옥수수는 울엄니 손을 거쳐 창고 처마밑에 매달려 가을바람을 기다리기도 하고




마당에 널려 가을빛이 내려앉기를 바라기도 한다.




울 뒤의 방아깨비,

가을을 반김일까?

아니면 먹이를 찾는 토종닭들의 거닐음에 두려운 마음일까.


어쩌면 머지않을 공허(空虛)에 쓸쓸함을 계산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한낮의 더위가 더운 듯 하면서도 덥지않은 듯함은

술에 술탄 듯 물에 물탄 듯

존재감 없이 삶을 두는 내 모습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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