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처음으로 능이버섯을 본 나로서는
그 산행맛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어 작년에 산행을 함께 해준 친구에게 또 부탁을 했다.
주말아침
작년에 능이버섯을 보았다던 친구의 안내로 인제 어느지역을 오르게 된다.
계곡을 타고 오르다 적당한 곳으로 들머리를 잡아 오르는데 아름드리 그루터기들이 그을려 있다.
온 산의 그루터기들이 이 모습이다.
아마 몇십년 전에 산불이 있었던 것 같다.
친구가 친구곁을 너무 멀리 떨어지지 말라는 말에 근접산행을 하다보니
능이버섯을 만나기가 쉽지가 않다.
이제 하나 둘 피어나기 시작하는 구절초등 산야초에 관심을 가져보고 싶기도 하지만,
친구의 산행길에 부담이 될까 하는 마음에 폰에 담지도 못한다.
그렇게 한시간여 산행을 하였을까?
드디어 내시야에도 능이가 나타난다.
급경사의 비탈면을 오르는데
갓을 키운 송이버섯이 머물렀다 가라 한다.
아마도 능이버섯이 난다는 산으로
많이 소문이 났나보다.
여기저기 산행을 이루는 일행들이 자기팀들을 찾는 소리가 골짝마다 타고 흐른다.
시원하게 목마름을 해결하였다고 자랑하기 위함일까?
쉬었다 간 자리인 듯 한 곳에는 담배꽁초와 캔음료 빈 것이 곳곳에 널리고...
한두송이 따보는 것으로도 가을에 맛볼 수 있는 산행의 맛을 느끼는 나는
바쁠 것도..부러운 것도 없다.
두세시간 정도의 오전산행을 마치고 내려서는 길에
그래도 수확이 괜찮은 친구가 배낭에서 몇개의 능이버섯을 내 배낭에 넣어준다.
잠시 쉬려함인지
돌 위에 올라선 달팽이가 계곡으로 스며든 가을빛을 받아내고 있다.
계곡물도 달팽이와 이야기를 하다 가을을 담고 저 밑으로 흐르고 있다.
물가의 풀들이 꽃을 피워내기 시작한다.
개여뀌, 고마리, 물봉선 등등...
아직 초입이긴 하지만 가을은 그렇게 채워가고 있다.
시간이 되면 다시 능이버섯 산행을 해보자는 친구의 말을 담으며
짧은 산행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