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추석

돌처럼 2015. 9. 30. 12:35

 

 

주말마다 시골향(向)을 이루지만

추석이라  시골향(向)보다 고향을 찾는 마음이 됩니다.

 

청명한 햇빛을 받은 텃밭은

결실을 준비하는 색(色)으로  마중을 나섭니다.

 

촌로(村老)의 자리였던 집집마다

고향을 찾은 자식들의 즐거운 고성(高聲)이 터져 나옵니다.

 

---

 

문 밖을 나서

밤하늘을 봅니다.

 

밤이 깊어지는 만큼

보름달은 빛을 더합니다.

 

 

 

집에서 새어나오는 빛엔

모처럼 모인 가족들의 웃음소리도 있지만,

 

홀로 자식들의 고향을 가꾼

어머니의 피곤한 잠도 있습니다.

 

 

 

이 밤 지나면,

 

당신의 건강은 생각지 않고

떠나는 자식들의 건강과 안녕을 바라며 긴 배웅으로 서겠지요.

어머니는...

 

 

 

밤공기가 차(寒)옴인지

풀벌레 소리는 스러지고

먼 산 부엉이소리가 커져만 옵니다.

 

환한 보름달에

독백(獨白)의 부탁을 하고

방문을 들어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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