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걔여뀌

돌처럼 2015. 10. 13. 14:52

 

밤새 찬이슬 얹은 단풍이

설핏 부는 바람에 낙엽이 되는 시간.

 

영근 알곡들이 하나 둘

농부의 손에 거둬들여지는 모습을

개여뀌는 밭둑 언저리에서 바라만 보고 있다.

 

여름,

사납던 비로부터 밭둑을 지켜내려

마디마디 뿌리를 내려 성장했지만

농부의 눈엔 한낮 잡초에 불과해 깍여나가기를 수차례...

 

그래도 끈질긴 삶으로 지켜낸 밭둑에서

농부에 추수의 보람을 건네고

내년을 준비하며 지나는 가을바람에 손을 흔든다.

 

 

< '학업의 마침'이란 꽃말을 가진 여뀌(개여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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