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길기도 길었다. 장마철에도 비를 보기가 좀처럼 쉽지않았던 강원영서 지방에도 올 여름은 지리하게도 길었다. 침수피해 뿐만 아니라 멀쩡한 건물에도 빗물이 스며들어 생활에 불편을 줄 정도였으니 긴 장마에 비도 여간했다. 토요일까지의 폭우에 걱정인 시선으로 그저 창밖만 바라보다가 휴일이 되어서야 그동안 밀렸던 일들을 하기 시작했다. 우선 예초기를 걸머지고 온 밭둑과 산둑을 깎아내는데 6월말에 풀을 깎고 거나 달포만에 예초기날을 대니 젖은 풀들이 쉽게 깎이지 않는다. 폭우에 밭둑이 떨어져나갈까 우려에 풀들을 깎아내지 않았던 것이 하루하고도 반나절의 시간을 들게 한다. 풀을 깎다, 저 위 어디선가 땅벌에 쏘였는데 그들의 특성상 떼거지로 덤벼들기에 한 방 쏘이자마자 후다닥 줄행랑을 쳤는데, 덩달아 인삼밭 초비숲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