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까지만 해도 한겨울의 주말엔 시골로 향하지 않고 도시 근교산을 오르곤 했었는데, 해가 지날 수록 기운을 잃어가는 울엄니 생활의 걱정에 주말이 되면 으례 시골을 찾는다. 삶이 무어라고 가난을 탈피하려 아끼고 또 아꼈던 생활들을 버리지 못하고 불문(火門)을 맘껏 열지 못한 연탄보일러의 온기가 사라질까 이불속에서 하루를 보내는 걸까. '기름보일러가 돌아가면 돈이 없어지는 소리' 라더니, 18도에 설정되었던 기름보일러의 온도조절기는 10도에 맞춰져 있고... ~~ 새벽, 골짜기를 타고 내려오는 고라니의 울음소리가 잠을 깨우고 덩달아 닭장속의 수탉도 동틈을 알린다. 겨울바람을 피해 날아든 뒤란의 낙엽을 쓸어내고 산밑밭을 어슬렁거려 보는데 그 길엔 여전히 멧돼지가 다니는가 보다. 쌓인 낙엽들을 들쑤셔놓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