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증을 풀어낸 장맛비가 잠시 옥수수밭에서 물러서니, 된장잠자리가 그래왔던 것처럼 익숙하게 옥수수밭 위를 미끄러지듯 날아다닌다. 장맛비가 단비였음을... 어디 된장잠자리의 비행뿐일까. 일주일 새 훌쩍 커버린 밭작물들은 물론 은사시나무들의 싹들도 산둑을 덮으며 밭으로 향하며 키를 키우고 있었다. 그들이 나무로 서기 전에 예초기로 산둑을 정리한다. 지난 5월에 찾았던 아부지 산소도 다시 찾아보고... 참깨도 갈증을 풀어냈는지 꽃을 피우기 시작하며 벌들을 부르고... 고온다습한 분위기를 두려워하는 고추엔 탄저병 예방을 위한 방제작업을 한다. 뻐꾸기를 두려워했을까? 탁란을 알지못하던 딱새가 수돗가 위에 얹혀진 책꽂이에 둥지를 틀고 포란을 시작했다. 조용하던 한낮 공간에 먼하늘 어디선가 천둥소리가 들리 듯, 뻐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