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 일일까? 늘 검은등뻐꾸기가 먼저 와서 뻐꾸기를 맞이하였는데, 밭에 엎드려 옥수수 씨앗을 파종하는 주말 검은등뻐꾸기는 감감 무소식이고 뻐꾸기가 먼저 와서 탁란할 곳을 찾고 있었다. 뻐꾸기 소리를 들으니 부모님은 모를 내러 논으로 향하고 빈 마루에 앉아 허기 진 배에 멍하니 있을 때 들려오던 그 뻐꾸기 소리가 얼핏 느껴진다. 옥수수 파종을 마치고 텃밭 고추밭에 말뚝을 박는다. 그 옆 감자고랑은 그동안의 서리에도 꿋꿋하게 버티며 키를 키우기 시작했고 먼저 파종한 옥수수는 이제사 땅을 딛고 선다. "고사리 꺾으러 안가냐?" 울엄니의 이야기가 있기 전에 내심 늦고사리가 나는 곳을 가볼까 생각하였는데 작정하고 뒷산을 올라본다. 고광나무는 꽃을 피우며 산허리를 두르며 섰고 꽃을 피우며 나들이를 나섰던 처녀치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