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4

주말에..(2025.3.29.)

지난 주말에 들깨섶과 소거름을 편 데 이어 이번 주말에는 시골향(向)을 이루자마자 가축분퇴비를 편다. 좀 흐리고 쌀쌀하더 싶더니 눈보라가 휘몰아 치고    눈보라와 숨바꼭질 하며 집과 뒷밭을 들락이다 보니 반나절이 지난다.   텃밭에 한고랑을 두고 겨울을 났던 대파를 집앞 짜투리밭에 옮겨심고 소거름을 마저 펴널며 소거름 및 가축분퇴비 내는 것을 마무리 한다. 그 사이사이에 눈보라가 휘날리며 바람은 얼마나 세게 부는 지...꽃을 피우던 꽃다지는 자기가 철을 잘못 찾았나 하고 강풍에 나자빠지고움트는 새싹들을 감싸던 산밑 낙엽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다 데굴데굴 굴러 집앞 마당으로 쫓겨 들어온다. 바람은 어둔 줄도 모르고 계속 난장질이다.밤새 바람의 난장질에 물도 얼어버리고... 휴일 거름을 편 밭에 고토비료를 ..

나의 이야기 2025.03.30

주말에..(2023.2.11)

해가 지면 땅이 얼고 해가 뜨면 땅이 녹고, 요즘은 아수라백작 같이 겨울과 봄이 서로 밀고 당기며 줄다리기를 하는 모양새다. 타지역에 볼일을 보고 빙~ 돌아 도착한 시골의 주말엔 겉땅을 쪼아대는 따스한 빛들에 의해 질펀함이 묻어나고 있었다. 울엄니의 방안에 온기(溫氣)를 불어넣는데 소명을 다하고 1주일 동안 보일러 옆에 쌓여있던 연탄재를 지난 해 많은 비에 터진 산둑으로 가져가 메우고 나니, 울 뒤에서 배회하던 닭들이 내려와 먹이를 달란다. 이들이 바라는 것을 주어야 얻을 수 있으니...^^ 땅이 질어 밭에 거름을 내는 것도 할 수 없으니, 지난 설 때 많은 눈 때문에 가지못했던 건너마을 산 넘어 조상묘를 둘러보기로 한다. 코로나가 터지기 전 친지들이 모여 벌초를 할 때, 빨리 끝내려 하던 시간들에 가장..

나의 이야기 2023.02.12

주말에..(2021.11.27)

작물들을 탐하던 산짐승 조차 자취를 감춘 계절 어느덧 거둘 것 없는 빈 들판은 지난 밤 별들의 선명한 이야기를 듣다가 하얀 찬서리만 뒤집어 쓰고 움츠린 아침을 맞는다. 주말, 대문 없는 마당을 겨울빛과 함께 들어서서 닭장문을 열고 닭장을 청소하다 보니, 우루루 몰려나갔던 닭들은 괜히 닭장을 나섰나 하는 모양새로 생울타리 밑에서 웅크리고 만다. 연탄불을 갈아넣고 1주일 동안 태웠던 연탄재를 밭으로 내어 부셔놓고 나서 방안으로 들어서니 울엄닌 말려놓았던 밤을 까고 있었다. 사실, 밤 까기 쉽지않다고 주워오지 말라고 했던 밤인데 내가 시간이 날 적 마다 까겠다고 하면서 주워들였던 것을 일주일 내내 까고 계셨던 모양이다. 따스한 겨울빛에 서너고랑 심었던 초석잠이 작든 크든 상관없이 캐겠다고 나섰는데... 에잇~..

나의 이야기 2021.11.28

주말에..(2020.11.14)

더 머물렀으면, 더 머물러주기를 바라는 가을빛이 따사하게 웃어주는 휴일. 목마름에 제 역할을 포기한 배추는 그냥 따스한 빛을 안고 주저앉는다. 마지막까지 정성을 다하던 주인은 절임배추에 눈을 돌리며 주저앉은 배추의 손을 놓았다. 손이 놓여진 배추를 뽑아 울 주위에서 노니는 닭들에 던져주니 닭들은 가을가뭄이었던 것에 횡재였다고 쾌재를 부를지도 모르겠다. 알둥지가 없어 숨겨놓던 알을 마당 밖 작은 주목나무 아래서 찾고... 울 주위를 맴돌던 닭들이 이웃집의 나무아래로 가서 낙엽들을 파헤쳤다고 후배 처(妻)에게 한소리 들었다던 울엄니는 마을 앞 개울건너에 있는 콩밭에서 이삭줍기에 짧아진 가을을 보낸단다. 가둬놓았던 닭들을 내놓고 그들이 이웃집을 향하지 못하게 시선을 두며 검정콩 이삭줍기를 가신 울엄니를 기다리..

나의 이야기 2020.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