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분 퇴비 2

3.1절에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라 잃은 고통속의 삶을 표현한 글이 계절적 의미가 아니라는 것을 누구나 다 알 수 있겠지만, 예나 지금이나 계절의 봄은 오고야 말았다. 5都2村의 생활에서 모친의 입원생활에 어쩔 수 없이 시골서 출퇴근을 하다 보니 일상생활 중의 느긋함 마저도 바쁜 시간으로 변해버렸다. 출근과 퇴근 길에 연탄불을 갈고, 닭과 개들에 먹이를 주게 되는데 일출과 일몰 전에 하려니 마음만 바쁘다. 지난 해 가을에 신청하였던 가축분퇴비가 전날 왔기에 3.1절 휴일을 맞이하여 밭으로 내는 것으로 일정을 잡는다. 먼저 여나문포의 퇴비를 산밑밭으로 실어올려 뿌리고... 퇴비를 뿌리다 보니 산밑밭 한쪽에 자리잡은 명이나물(산마늘)이 봄의 척도를 계산하고 있었다. 겨울의 꼬리가 감춰질 듯 하면 기다렸다는 듯..

나의 이야기 2023.03.02

거름내기

울엄니가 면사무소에 볼일을 보러갔다가 신청했다던 가축분퇴비 50포가 주말 시골에 도착한 직전에 배송이 되어왔다. 똥구르마에 실어 뒷밭 군데군데 떨궈놓고... 강풍이 잦아드는 시기면 실어낸 거름을 펴고 저 묵은 들깨섶도 펴 널어야겠지. 바람이 무섭게 불어 비구름을 몰아내는가 싶어 마당의 먼지를 또 재우지 못하는가 보다 싶었는데... 그 세찬 바람은 어두운 밤 다시 비구름을 데려다 놓고 처마밑 봉당 안까지 비를 몰아넣고 있었다. 충분치 못하지만 날리던 흙먼지를 재운 비에, 휴일의 햇빛은 땅위로 노랗게 내려앉고... 추위에 노간주나무 울타리밑에 웅크리던 닭들도 모처럼 울 뒤 산쪽으로 향하며 먹이를 찾는다. 전정가위를 들고 지난 겨울 산둑쪽으로 내려서던 잡목들을 깎아내었던 그 위로 더 잡목들을 잘라내고 집안으로..

나의 이야기 2022.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