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라 잃은 고통속의 삶을 표현한 글이
계절적 의미가 아니라는 것을 누구나 다 알 수 있겠지만,
예나 지금이나
계절의 봄은 오고야 말았다.
5都2村의 생활에서
모친의 입원생활에 어쩔 수 없이 시골서 출퇴근을 하다 보니
일상생활 중의 느긋함 마저도 바쁜 시간으로 변해버렸다.
출근과 퇴근 길에
연탄불을 갈고, 닭과 개들에 먹이를 주게 되는데
일출과 일몰 전에 하려니 마음만 바쁘다.
지난 해 가을에 신청하였던 가축분퇴비가 전날 왔기에
3.1절 휴일을 맞이하여 밭으로 내는 것으로 일정을 잡는다.
먼저 여나문포의 퇴비를 산밑밭으로 실어올려 뿌리고...
퇴비를 뿌리다 보니 산밑밭 한쪽에 자리잡은 명이나물(산마늘)이 봄의 척도를 계산하고 있었다.
겨울의 꼬리가 감춰질 듯 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고개를 내미는 명이나물은
봄나물 중에 가장 빠르게 맛볼 수 있는 나물이다.
올해 이 산밑밭에는 도라지와 더덕 씨앗을 조금 뿌려 볼 심산(心算)인데...
나머지 가축분퇴비를 뒷밭으로 실어내는데
똥구루마에 2포를 싣고 움직이다 보니 바퀴의 베어링이 견디질 못하고 깨지니
1포만 싣고 오가다 보니 시간이 꽤나 걸린다.
그래도 만보걷기 라 생각하고 실어내니 지겨움은 없었다.
이제
날마다 봄빛을 희롱하는 강풍이 잦아들 즈음에
밭 가운데 있는 들깨섶을 펴널고, 가축분퇴비 포대도 펴널은 후에 이웃의 트랙터 힘을 빌어 경운작업을 할 것인데,
그 때가 되면 봄도 푸른 새싹들을 잔뜩 키우고 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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