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돌처럼 2014. 12. 22. 11:29

 

 

전 언제나 대지(大地)를 부드럽게 만져주는 바람인 줄 알았습니다.

 

봄날엔,

온갖 새싹들이 움틀 수 있게 따뜻함을 안고 부드러이 땅을 어루만저 줍니다.

 

여름은,

더위에 지칠세라 시원한 속삭임으로 다가서곤 합니다.

 

가을엔,

바쁜 삶을 잠시 놓아보라 단풍잎에 대신 전하기도 합니다.

 

겨울엔,

이웃들의 온정을 전하려 골목길을 서성이기도 합니다.

 

허나,

대지는 슬프게도 그런 나의 바램이

희살(戱殺)짓는 모양으로 느껴졌던 모양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일상의 모습으로 찾았지만

반겨주는 대지는 없고,

 

멈추어 서있으면

존재하지 않는 내모습만 느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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