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7월이면 밭둑에 노랗게 꽃을 올리고 선 고들빼기
주말 시골을 찾아 예초기로 밭둑을 깎아내는 것에선 그 고들빼기꽃은 늘 예외였다.
꽃이 씨앗을 달아 밭으로 들어서면
울엄니 김매기에 잡초라고 불리우는 풀들은 모두 뽑혀나가고 심지어 냉이까지도 호미끝자락에 뽑혀나가지만,
고들빼기 만큼은 가꾸어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가꾸어 김장철이 되면 고들빼기를 캐내어 시장에 내다도 팔고 고들빼기김치도 담근다.
그리고
담가낸 고들빼기김치는 오롯이 자식에게 전한다.
이듬해 봄이 되면
냉이, 씀바귀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얼었던 땅을 뚫고 나온 고들빼기를
3월부터 4월 까지 주중에 캐어
다듬고 씻어 데쳐서 무쳐낸 고들빼기 나물을
또,
주말을 찾은 자식에게 내어준다.
<고들빼기 무침>
그냥
어머니 드시라고 할라치면,
다시 캐서 먹으면 된다고
이(齒)가 없는 어머니는 또 그리 대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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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는
고들빼기 꽃이 피면
예초기질에 남기지 말아야겠다.
< '순박함' 이란 꽃말을 가진 고들빼기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