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주말이면 따순 밥을 해놓고 기다리는...

돌처럼 2019. 12. 15. 22:06




바람이 불어 날씨가 차가와도,

미세먼지가 뿌옇게 앞산을 가릴 때에도...


울엄닌 늘 초석잠밭에 엎드려 계셨다.


주말이 되어야 비로소 손길을 더할 수 있는 자식은

판로가 없으니 그만 캐라고...


판로가 없는 것이 아니라

추운 날에 울엄니 호미자락 들게 하지않으려 함에

울엄닌 자식의 거짓말에 속아준다.


~~


휴일,

시골향(向)을 이루어 초석잠밭에 쪼그려 앉으니

울엄니도 따라 나선다.


초석잠을 캐는 호미질엔

나 어릴적 시절도

울엄니 손에 맡겨졌던 손녀들 이야기도 함께 파헤쳐진다.


기억을 잃어가는 걸까?


초석잠밭에 함께 앉아있는 시간마다

같은 이야기를 되풀이하고 있다.


처음듣는 이야기 처럼

들어주며 두런대는 등살엔

겨울빛이 따스하게 닿는다.






춘천을 향하는 길엔

까서 다져 얼려놓은 마늘 한반데기를 가져가란다.


냉장고가 비면

헛간에 걸린 마늘을 까서 또 얼려놓는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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