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뒤에 달린 앵두가 익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부터 방과 후면 울 뒤로 가서 앵두를 따먹던 기억이 있는데
앵두나무 두그루가 내 나이보다 앞서있다.
지금은 앵두나무밑에 선 아이들이 없으니
빨갛게 익어 떨어질 때까지 보름에서 이십여일을 앵두는 그렇게 앵두나무에 달려있게 된다.
앵두나무가 그렇게 세월을 쌓고 있을 때,
못보던 고라니가 그 개체수를 늘려
산비탈 어느 곳이나 웅크리고 있다가
이 시기 밤이 되면 밭으로 내려와 콩잎을 뜯어먹으니...
예전에는 하지않았던 울타리망을 설치하는데 반나절을 보낸다.
지난 주 파종했던 메주콩엔
메주콩이 땅위로 머리를 살짝 보이자 밭 가 소나무에 앉은 산비둘기들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서리태 모종을 정식을 하며
날이 가물어 분무기를 이용하여 물을 주며 오가다 보니
며칠 전 울엄니 호미끝에 뽑힌 쇠비름이
시든 채 꽃을 피워내고 있었다.
삶이란
그렇게 끈질기게 이어지는 것~
뒷산의 소란스러움 끝에
간벌이 끝났다.
밭김을 매다 마땅치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던 울엄니
밭 가까이 있는 은사시나무가 베어지길 바랬지만,
밭으로 넘어진다는 작업자의 눈대중엔
아쉬움만 크다.
은사시나무 씨앗이 날아들어 밭에까지 은사시나무가 번지니
울엄닌 은사시나무가 여간 얄미운게 아니다.
이것저것에 일을 보태고
산 둑에 꽃들에 간섭을 하는 동안에
톡톡거리는 것이 있다.
방아깨비
가을로 접어들면 이들도 몸집을 키우고 있을테지.
그 땐 풀어놓은 닭들의 사냥감이 될 것이다.
봄서부터 지금까지
노란색과 하얀색을 가진 꽃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순결한 사랑' 의 꽃말을 지닌
선홍빛 패랭이꽃이 피기 시작했다.
더위가 더하는 날
소쩍새 울음소리는 사라지는데,
검은등뻐꾸기 소리는 여전하다.
갈증을 풀어내려는 작물의 아우성은 점점 더하는데
온다던 비는 그냥 지나쳤단다.
비가 좀 내려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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