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주말에..(2017.11.04)

돌처럼 2017. 11. 5. 20:01


만추(晩秋)의 시간,

한 해의 계절도 저뭄인가?

녹음(綠陰)도 저물어가는 가을빛에 자리를 내주고...


나의 청춘 또한 아련히 추억이 된 채

저무는 한 해 마냥 왕성함보다 노련(老鍊)함으로 주말을 맞이한다.


벌써부터 자녀들의 결혼식에 다녔지만,

지인의 자녀결혼식에 축하인사만 하고 부랴부랴 식장을 나선다.




가을빛이 찬기운에게 조금의 공간을 내주니

어제의 단풍은 못다한 이야기가 있다고 아쉬워하며 우수수 떨어져 바람피할 곳을 찾는다.




밭 한귀퉁이에 여문 씨앗을 달고 선 참취대를 베어다 울 뒤의 산에 펴 깔고

내년에 싹이 트길 바라는데...


해저문 어둔 밤

동네 개들이 짖어 문 밖을 나서보니 집집마다 수확이 끝나 허허벌판이 되어버린 마을에

내려앉은 달빛은 어디에 숨지도 못하고 훤하게 들키고 만다.

문 밖을 나선 내게 들켜서 그런가

아니면 날씨가 차서 그런가

달빛은 하얗게 질려있다.



닭의 울음소리에

밖을 나서보니 달빛이 떨고 간 자리엔 서리가 하얗게 내렸다.

푸르름으로 으스대던 김장배추나 무도 검푸르게 추위를 타고...

 

 



햇살이 퍼진 마당 앞 앵두나무 밑엔

초란(初卵)을 알리는 닭의 울음이 있다.




펴 널었던 들깨를 자루에 담아 택배를 위한 포장작업을 마치고,

고향친구의 사과밭에 가서 사과 한박스 차에 싣고 춘천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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