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홀로이 산을 오른다.
이른 아침 부엽(腐葉)이 쌓인자리 멧돼지 먹이찾은 흔적에 조우를 바라지 않는 마음으로 홀로이 산을 오른다.
오를수록 산중 안개가 소나무숲을 가린다.
행여 송이를 볼까하여 소나무밑을 보지만 앞선 이의 발자국이 늦었다 한다.
잠시 소나무 사이사이로 채워져 있는 안개에 내모습도 채워본다. 정적이 느껴질 즈음, 때까치 날개짓 소리가 놀란가슴을 만든다.
땀한방울 안개에 식히며 물한모금으로 입을 축이고 희뿌옇게 스며나오는 해를 등지고 산을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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