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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2025.5.10)

봄을 노래하던 온갖 새들도내리는 빗소리에 귀기울이려 조용한 주말,별빛도 숨을 죽이고 어둠을 내어놓는데그런게 어딨냐고 개구리들만 왁자지껄하다. 비가 그친 휴일여명이 찾아오자 장닭보다도 먼저 뻐꾸기가 아침을 알리자봇물 터지듯이 온갖 새들이 화답을 한다.그 속에 산꿩의 소리는 밉게 들리는데 그것은 뒷밭에 파종한 옥수수를 파내고 있었기 때문일 게다. 온 초목들이 이틀동안의 비에 푹 젖었는데늦고사리 자리나 올라볼까 뒷산을 향하는 아침엔 빗방울을 마저 떨꾸지 못한 은방울꽃이 제일 먼저 반긴다. 늦고사리는 아직 보여주지를 않고발길을 돌려 내려서는 길에 늑장을 부린 올고사리가 조금의 유혹을 한다. 내려선 길엔 울 뒤에서 노니는 닭들이 한가로움을 주고,그 옆엔 꽃을 피워내기 시작한 괴불나무가 꽃향기를 뿜으며 벌들..

나의 이야기 2025.05.11

뻐꾸기는 우는데...

나의 소리는 어떻게 들리고 있을까?지금 내리는 빗소리일까.가끔 솔잎을 거스르는 바람소리일까.마당 한 켠에 서 있는 고야나무에 앉아 지저귀는 작은 새소리일까아니면, 낮빛이 봉당에 내려앉는 소리였을까. 세월을 더해어느덧 중년을 넘고 선 삶뒤돌아 보면 지워져가는 아련한 추억의 편린들. 나의 모습은 어떻게 보이고 있을까?푸르름을 닦고 있는 봄비 모습일까한 철 꽃을 피우기 위해 변함없는 그 자리에 선 야생화일까누군가 기다리고 있을 열매를 달고 있는 나무일까아니면 시절에 따라 색을 입히고 있었던 들풀이였을까. 오월의 소리와 모습들은 여전한데...

낙서장 2025.05.09

5월

연초록이 더하는 5월,꾀꼬리와 검은등뻐꾸기도 함께 하자며 소리를 높이고 나타났다.오래된 시골집 처마끝에선 딱새와 참새들이 벌써 부화를 끝냈는 지 새끼들 소리가뒤란을 돌아보는 나의 움직임에 어미새들을 긴장케 하고... 부화한 지 일주일이 된 병아리들은 주말농군의 손길에 의해 처음으로 마당을 밟는다. 벙어리뻐꾸기와 검은등뻐꾸기 소리를 들으며 지난 주에 이어 고사리를 꺾으러 뒷산에 올라본다.십여년 전,담금주에 매력을 느껴 낙엽지던 가을에 처음으로 뒷산을 올라 본 큰참나물(뿌리-진삼)그 때는 뿌리를 캐내는 손길도 설레는 마음에 떨리기도 했었다.독산행(獨山行)에 뒤에서 부스럭대는 소리에도 머리카락이 쭈뼛서기도 했지만, 이내 새들이 먹이를 찾느라 낙엽을 들추는 것을 보고 별 일이 아니구나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

나의 이야기 2025.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