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분홍 철쭉이 산속을 반기는 계절각시붓꽃이 벙어리뻐꾸기 소리 만큼 보라빛으로 물들이고화사한 산벚꽃을 지운 숲은 연초록을 더한다. 고비를 찾는 발길엔꽃을 숨긴 족두리풀은 시치미를 뚝 떼고,동의나물은 곰취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 노란 꽃을 들고 선다 해마다 고사리를 한줌씩 얻는 곳을 올라그 자리에서 고개를 쑥 내밀고 반기고 선 고사리를 끊으며계절을 노래하는 새들의 소리를 귀에 담다 보면,고향의 아련함이 마음 한켠에 자리잡는다. 발길 뜸한 골짜기에 자리잡은 홀아비꽃대는 어느 마음이었을까. 주말,시골향(向)을 이루는 길에 오이, 호박, 대파 모종을 사서밭 귀퉁이에 심고, 옥수수밭을 가보니 싹을 올리는 곳마다 꿩이 달려들어 뿌리에 달린 옥수수알을 파먹으며주말농군의 농삿일을 망쳐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