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여름휴가라 하면 일상의 생활에서 벗어나 피서(辟暑)를 택하는 것이겠지만, 주말에 시골일을 거들고 있는 나로서는 여름휴가를 더해 시골일을 거드는 일이다. 옥수수를 수확하여 판매하고 나서 옥수수 대궁을 베어내는 일, 고추를 수확하고 나서 병충해 방제를 위해 약을 치는 일, 틈틈히 예초기를 걸머지고 밭둑과 아버지 산소를 깎는 일... (첫물 고추) (아버지 산소에 삼잎국화가 활짝 폈다.) 울엄니는 옥수수 대궁이 베어진 들깨밭에 엎드려 김을 매고 있는데 언론 매체에서는 연일 폭염에 일사병으로 운명을 달리하는 사람이 있다하여도 풀씨를 받으면 농사를 어떻게 질것이냐며 아침도 굶어가면서 밭으로 나서니, 휴가기간 내내 울엄니와 서로 성가신 말만 내놓게 된다. 마음 상한 마음으로 나는 콩밭에 쪼그려앉아 김을 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