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같았으면 '특별히 할 일 없으니 오지 않아도 된다.' 고 하던 울엄니, 이제는 주말이 될 때마다 시골향을 이룬다 전하면 '그래' 라고... 몸이 삐딱해질 정도로 허리의 고통을 끊지못하면서도 울엄닌 밭일을 놓지 못하고 있으니 성에 차지 못하더라도 자식의 발길을 뿌리치지 않고 있다. 잦은 비에 진뻘이 된 옥수수밭에 김을 매야 한다고, 시골향을 이룬 주말 울엄니의 첫마디였다. 어디 진뻘이 된 부분만 김을 맬 수야 있나. 놓아두라는 울엄니 말을 뒤로 하고 주말과 휴일아침까지 옥수수밭을 매노라니 울엄니도 호미들고 따라나섰다. "허리 아프다면서 왜 나왔어요. 놔두고 들어가세요." 장마가 지면 옥수수 고랑으로 심겨질 들깨모종이 머리를 들고 호미질 소리를 엿듣는다. 김매기를 남겨두면 울엄니 몫이 될 것이 뻔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