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일찍 향한 시골엔 호랑지빠귀가 휘파람을 불고 있었다. 도착하자 마자 고사리를 꺾으러 뒷산에 오른다 울엄니께 고(告)하고... 지난 주부터 울기시작했던 벙어리뻐꾸기가 오르는 길을 동무한다. 많지는 않지만 예전 한줌씩 꺾던 자리엔 고사리가 많이도 기다렸던 모양새로 서 있었다. 한줌씩 꺾던 대여섯 군데를 돌아 산을 내려서니 어느덧 한낮이 되었다. 점심을 하고... 지난 주 옥수수를 파종했던 뒷밭을 보니 고라니(실제는 노루일 듯)가 수많은 발자국을 내놓았으니, 옥수수가 싹을 올리다 밟힐까봐 울타리를 치기로 한다. 지지대를 박고 망을 치고나니 반나절이 족히 걸린다. 피곤한 밤을 잠시 나서보니 배부른 상현달은 밝게 마을을 비추고 있었고, 소쩍새 한마리가 앞산 잣나무숲에서 소쩍이고 있다. 풍년의 소망이 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