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타리망 3

옥수수 파종

아침이 찬 주중의 날씨와는 달리 한껏 봄꽃을 재촉하려 함인지 덥다고 느껴질 정도의 주말, 참새와 딱새 등의 텃새들도 번식을 위한 보금자리를 찾느라 시골집 처마밑을 엿보느라 분주하다. 시골에 도착하기 전날 고향의 후배가 트랙터로 경운작업을 해놓은 텃밭을 우선 비닐멀칭을 해놓고 감자 두고랑과 땅콩 한고랑을 심는다. 남은 고랑은 5월 초에 고구마와 고추 모종을 심을 예정이다. 뭔 놈의 바람은 그리 불어대는지 주말의 일은 산적같이 쌓였건만 비닐을 씌우는데 애를 먹인다. 하루 해는 그렇게 저물고... 호랑지빠귀가 새벽을 깨울까 했는데 어쩐 일인지 부엉이 울음소리에 휴일 아침을 맞이한다. 닭모이를 주고 못줄을 들고 뒷밭으로 가서 옥수수 파종을 시작한다. 옥수수씨앗 1kg을 약 300여평에 파종하고 아직 멧돼지는 코..

나의 이야기 2022.04.10

들깨를 털다

잦은 가을비에 들깨를 베어넘기는 것도 쉽지 않았던 일, 베어넘기고서도 들깨가 마를 만하면 비가 적셔놓고,또 마를 만하면 비가 보이던 가을날. 지난 주 일요일과 휴가를 낸 월요일비를 피해 350여평의 들깨밭의 반을 털어내고, 비에 다시 마르기를 기다려 목, 금 휴가를 내어 들깨를 마저 털어내고 뒷마무리를 한다. 들깨를 한아름 안아다 도리깨로 털어내고 들깨 거스러미를 빗자루로 쓸어내고 다시 들깨 한아름 안아다 털어내기를 반복하며... 하루 반나절 동안, 남은 들깨를 털어내고 울타리망과 독수리연을 걷어들였다. 옥수수밭에선 때까치(물까치)는 쫓지못했지만 산꿩의 근접을 막았고 들깨밭에선 박새 무리는 쫓지못했지만 산비둘기의 근접을 막았던 독수리연에 비해, 옥수수밭에서의 울타리망은 멧돼지를 막지못해 지난 여름 마음에..

나의 이야기 2021.10.24

주말에..(2021.4.24)

주말, 아침일찍 향한 시골엔 호랑지빠귀가 휘파람을 불고 있었다. 도착하자 마자 고사리를 꺾으러 뒷산에 오른다 울엄니께 고(告)하고... 지난 주부터 울기시작했던 벙어리뻐꾸기가 오르는 길을 동무한다. 많지는 않지만 예전 한줌씩 꺾던 자리엔 고사리가 많이도 기다렸던 모양새로 서 있었다. 한줌씩 꺾던 대여섯 군데를 돌아 산을 내려서니 어느덧 한낮이 되었다. 점심을 하고... 지난 주 옥수수를 파종했던 뒷밭을 보니 고라니(실제는 노루일 듯)가 수많은 발자국을 내놓았으니, 옥수수가 싹을 올리다 밟힐까봐 울타리를 치기로 한다. 지지대를 박고 망을 치고나니 반나절이 족히 걸린다. 피곤한 밤을 잠시 나서보니 배부른 상현달은 밝게 마을을 비추고 있었고, 소쩍새 한마리가 앞산 잣나무숲에서 소쩍이고 있다. 풍년의 소망이 닿..

나의 이야기 2021.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