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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세월의 무게에 짓눌린 시간이라 그동안 내린 눈조차 밀어내기 힘들었던 시골집, 설이라 도착하자 마자 쌓였던 눈을 밀어내고... 예전 밭둑에 선 밤나무 가지에서 깍깍이던 까치소리에 명절을 쇠려 고향을 찾는 발길들을 기다리던 마음은 그뿐이였을까? 고향을 지키던 촌로(村老)들이 하나 둘 사라지니 명절에 고향마을을 찾는 발길들도 뜸해져간다. 오히려 젊은 사람들이 큰집을 방문하려 도시로 향하니... 겨울빛만 부지런히 드나드는 마을에 찬바람이 일어 솔잎을 때리며 앙칼지게 하루낮을 만들어도, 고향을 찾지못한 자식들에 내어 줄 손만두를 빚는 어머니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마을로 내려섰다 개들이 컹컹 짖는 소리에 놀라 산으로 올려뛰며 제 새끼를 부르..

나의 이야기 2023.01.24

장작으로 불을 지피며 증기(蒸氣)로 가래떡을 뽑아내던 떡방앗간의 풍경은 가스불로 대체되었지만, 떡을 만드려는 줄섬은 변함이 없는 듯 하다. 유례없는 코로나-19로 인해 타지(他地)살이를 하는 자식들이 고향을 찾는 일이 드물어도 고향의 부모들은 혹시 모를 자식들의 방문을 기다리며 떡을 준비하고 있었다. 울엄니 또한 저들의 모습과 별반 다를 것이 없으리라. 설 당일 눈소식에 미리 성묘를 다녀오려 고조부와 조부모가 있는 건너마을 재를 혼자 넘다 보니 어릴적 아버지와 함께 오르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땐 차가 없던 시절이라 반나절은 족히 걸렸는데 그 길엔 선친들에 대한 여담이 아버지의 숨과 더불어 발길에 놓였었다. 성묘에 앞서 산소 주위의 잡목들을 베어내고(톱과 낫을 들고 감) 땀을 식히려 허리를 세운 시선엔 오..

나의 이야기 2022.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