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는 곧 꽃을 피울 기세로 꽃몽우리를 세우고 섰던데 큼지막한 함박눈이 산과 들을 덮던 주말, 느즈막한 시골향엔 겨울의 모습을 되새김질 하고 있었다. 산을 내려서서 조잘대던 박새들과 청딱따구리도 겨울의 모습에 낯설음이었던지 어디론가 사라지고, 어둠이 올라선 지붕에선 겨울눈이 따뜻한 봄날에 잘못 찾아왔다고 밤새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 눈물 흘리는 소리를 들으며 연탄보일러의 불을 보러 나간 시간엔 구름사이로 어쩌다 내비친 달빛인지 아니면 시골바닥에 철푸덕 내려앉은 눈빛 때문인지는 몰라도 훤하기만 하다. 날이 밝고 뒷밭의 묵은 들깨섶은 젖은 눈을 무겁게 얹고 있으니 펴서 널기는 글렀고 고작 일주일 동안 쌓였던 연탄재만 똥구루마에 실어 두더지굴로 인해 허물어진 밭둑으로 가져가 메우는 일 뿐. 산밑밭 명이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