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지우고 꼬투리를 달던 들깨도 어느덧 가을빛을 닮고... 시골 아침기온이 선선하다 못해 춥게 느껴지는 것이 머지않아 서리가 내릴 듯 하여, 부랴부랴 두고랑씩 심었던 땅콩과 고구마를 캐낸다. 한고랑의 땅콩엔 두더지와 들쥐가 욕심을 부려 빈섶만 뽑다시피 하고 고구마 한고랑은 고추밭에 맞추어진 소거름 때문인지 덩굴만 무성하고 고구마는 가뭄에 콩나듯 한다. 코로나로 인해 3년 만에 열린 초등학교 총동문회 체육대회는 참석치 못하더라도 저녁시간에 초등학교 동창들 모임에는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가을볕을 우습게 본 탓인지 땡볕에서 고구마를 캐다 보니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이 동창모임에 참석할 컨디션이 못되었다. 휴일, 머리가 무거운 상태였지만 2주동안 가을빛을 받고 섰던 고추를 따내고... 차양막 그늘아래서 시들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