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큰아이가 내려와 밥 한끼를 먹자는 말에 모처럼 시골향(向)을 주말이 아닌 휴일로 잡는다. 거나 1녀여 만에 찾아온 손녀를 울엄닌 반갑게 맞이하고... 수돗가 위 책꽂이에 딱새둥지의 동태를 살피니 쥐죽은 듯 조용하다. 일주일 사이에 날아서 둥지를 떠날리는 만무할 텐데... 손을 살짝 넣어보니 납작 엎드린 딱새의 새끼들이 만져진다. 새끼들이 접촉을 느끼면 먹이를 달라고 부리를 하늘로 쳐들고 입을 벌릴텐데 엎드린 채로 미동도 않는다. 혹시 어미새가 사고로 없어진 건 아닐까 하고 새끼 한마리를 들어보는데 미동도 없던 새끼가 집어든 손가락에서 빠져나가 책꽂이 귀퉁이로 향한다. 살아있다는 안심(安心)을 두고, 점심을 산다는 큰아이의 시간을 울엄니와 준비하라 하고 고추밭으로 달려가 탄저병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