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수확 2

주말에..(2021.8.14)

고향을 힘들게 지키고 있는 노모(老母)였기에 이번 광복절 대체휴일은 남다른 반가움이 있었다. 주말 아침일찍 시골에 내려가자 마자 뻘겋게 익은 고추를 따냈지만 주말 비소식에 비를 맞힐까봐 전날부터 울엄닌 무릎과 고관절 고통을 안고서도 빨간고추를 따내고 있었다. 고추를 따내고, 들깨에 거침이 없도록 듬성듬성 서있는 것과 밭끝자리에 있는 옥수수대궁의 잎과 순을 잘라내는데 천둥소리를 내며 곧 쏟아질 것 같은 날씨는 언제 그랬냐는 듯 비 한방울 떨어뜨리지 않고 그대로 지나쳤다. 비에 대한 한가닥 기대는 애증으로 바뀌고... 가뭄끝에서도 씨를 들어올리던 바랭이가 무성한 밭둑을 예초기로 돌려깎고 빗줄기의 시원함 대신 훤해진 밭둑을 보며 그나마 마음의 시원함을 담아본다. 예초기질을 할 때 노견의 컹컹대는 소리엔 반가움..

나의 이야기 2021.08.16

주말에..(2021.8.7)

아픈 몸을 이끌고 고추밭으로 나설까 걱정에 아침도 거르고 이른 시간에 시골에 도착했건만, 울엄닌 벌써 고추밭에 엎드려 똥구르마에 빨간고추를 하나가득 채우고 있었다. 400주를 심어 두물째 수확량은 똥구르마로 3개 가물어서 그런가? 아직 탄저병의 기미는 없다. 고추를 따놓고 보기 싫은 밭둑과 마을길을 좁히는 덩굴과 잡초들을 예초기로 깎아내고 한달 남짓 만에 아부지 산소를 들러본다. 옥수수 수확 후, 밭 가장자리 남겨둔 자리엔 멧돼지가 다시 들어와 분탕질을 해놓고... 산둑에 매어놓은 노견과 발바리는 내가 있어야 멧돼지가 내려서는 것에 효과가 있을 텐데 멧돼지도 주중에는 내가 없음을 앎인지 그 때서만 내려오는 가 보다. 가을이 오려는가 보다. 지난 주 까지만 해도 어둠속에서 반딧불이만 소리없이 반짝였는데 이..

나의 이야기 2021.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