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기온이 떨어져 나는 옷을 껴입는데, 나무들은 한껏 뽐냈던 단풍들을 벗어제치니... 비워냄이 있어 이전 모습에 더 아름다움을 느꼈는 지도 모르겠다. 휭~ 지나는 바람에 마당 한구석으로 몰려드는 낙엽이 있어, 봉당 댓돌 위로 떨어지는 가을빛이 더 그리운 지도 모르겠다. 한달 전에 꺾어놓은 고춧대에선 따뜻한 가을빛을 담아내며 빨갛게 물들이던 고추가 섣부른 영하날씨에 놀라 탱탱 부은 얼굴로 섰다. 이것이 혹 필요할까? 고추밭에 들어서 한움큼 따서 보니 여름날에 따내던 고추색 보다 더 곱게 느껴진다. 읍내에서 머리손질을 하고 온 울엄니 고추를 보더니 따지말고 그냥 더 두어보잔다. 밭둑에 선 오래된 뽕나무 2그루로 창고에 쟁여두었던 엔진톱을 시운전 해보고... 지난 5월에 부화했던 병아리들이 초란(初卵)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