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주말에..(2022.10.1)

돌처럼 2022. 10. 3. 17:31

 

 

가을이라고 알려주던 풀벌레들이 내년을 기약하며 떠난 자리,

말없이 구절초가 섰다.

 

 

울뒤에서 곤충들을 쫓던 닭들도 

이제는 낙엽속을 헤집으며 먹이를 찾고,

 

그 틈을 노려 커다란 매가 날아들어 닭들을 노린다.

 

가을은 풍요로움 속에서도

빈곤의 쓸쓸함이 공존하는 듯 하기도 하다.

 

 

가을빛은 비닐하우스 안을 딜다 볼 힘도 잃었는데

주말농부는 아랑곳 없이  빨간 고추를 따내어 비닐하우스 안에 디밀어 놓는다.

 

그리고 나서

예초기에 남은 기름을 없앨겸 산밑밭 산둑을 깎는다고 나서니

울엄닌 동네에서 시도 때도없이 붕붕거린다고 욕한다고...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떨어지는 빗방울에 김장배추는 좋겠다고 하지만...

어디 세상사 우산장수만 있으랴.

 

곧 베어넘겨야 할 들깨는 하루가 다르게 낙엽을 만들고 있다.

 

 

땅콩섶과 그동안 발효되고 있는 퇴비장에 망우를 재우고

티끌 하나라도 모으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잣을 주워모은 울엄니 마대자루를 읍내 곡물가게에 넘기는데,

내가 보기에도 너무 작은 잣송이로 인해 무게를 뺀 금액을 받아든 울엄닌 다시는 줏지않는다고...

 

그러고 나선 집으로 들어오는 길에 떨어진 잣송이를 또 줍는다.

" 줍지 않는다고 하고선 또 주워요?  이젠 내가 안팔아줘요."  하니

버스로 싣고가서 판다고...

 

좋은 것은 내다 팔고 쪼개서 널었던 말린 고추와 들깨 3말을 기름집에 가져가 빻고 짜고...

자식들에 내어줄 농산물들이 마루에 그렇게 놓인다.

 

3일 연휴라 할 일이 많을 것이라 했는데

가을비는 이틀동안 추적이고 있다.

 

(홍천인삼떡마을 방앗간)

수많은 방송을 타고 자부심도 강한 방앗간

이곳에서 짜는 기름은 가장 맛있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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