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매미는 울지못하고...

돌처럼 2022. 8. 15. 13:48

 

 

이 비가 지나면 

이제 비가 그만 오겠지.

 

그렇게 빗설거지를 하고 나면 

또 시커먼 구름을 달고 비는 나타나고...

 

수확기에 접어든 고추를 주말마다 따내는데

올해는 잦은 비에 고추를 수확하는 양 보다 물커져 떨어지는 고추가 더 많다.

 

 

고추밭은 물커져 떨어진 고추로 인해 시큼한 냄새가 진동을 하고...

잠시 비가 멎은 틈을 타 물커져 떨어져 버린 고추를 긁어모아 퇴비장에 버리다 보니

옷마저 땀에 흠뻑젖어 시큼한 땀냄새로 범벅이 된다.

 

 

옥수수 수확철 부터 방해를 놓던 비는

지금까지 멈출 줄도 모르며 방해를 놓는다.

 

혹시나 임대를 준 인삼밭 뒷편으로 가보니...

 

 

주말마다 와서 인삼밭에 약을 치고 가면서도 밭둑관리에는 관심도 없다 보니

밭둑이 줄줄이 떨어져 나갔다.

앞으로도 비가 더 온다는데, 곧 인삼밭으로 물길이 나갈 태세다.

예초기로 밭둑의 큰 풀들을 대강 깎고 물이 잘 나가게끔 하고 도랑을 막은 부러진 잣나무 가지를 치우는데...

밭을 빌려준 사람은 애를 태우는데 빌린 사람은 밭이 망가지든 말든 인삼만 거둬들이려 함인지

기운이 빠진다.

 

옥수수가 심겨졌던 밭둑은 풀을 깎아내며 관리를 하다 보니 심하게 떨어진 부분은 없는데

산쪽으론 찰흙 성분이라 비를 머금다 보니 조금씩 무너져 내렸다.

 

 

잦은 비에

작물을 비롯해 주위에는 상흔이 보이지만,

 

예초기가 늦어진 산둑엔 무릇이 보라색 꽃을 열고 서서

마음을 달랜다.

 

 

기나긴 여정을 거쳐

짧은 시간의 성충으로 삶을 보내는 매미는

막바지 여름

잦은 폭우성 비에 울어내지 못하고

다음날의 맑은 날을 기다리다 결국은 나무밑으로 떨어져 푸덕거리다 삶을 마감한다.

 

사이 사이

가을을 준비하며 밤을 채우는 풀벌레 소리 처럼

아무일 없었듯이

파란 하늘의 일상을 어서 보았으면...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말에..(2022.8.27)  (0) 2022.08.28
주말에..(2022.8.20)  (0) 2022.08.21
주말에..(2022.8.6)  (0) 2022.08.07
주말에..(2022.7.30)  (0) 2022.07.31
주말에..(2022.7.16)  (0) 2022.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