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니! 내일 휴가내고 들깨모종 심으러 갈께요."
땅이 젖기를 바라며 비를 기다리던 울엄니,
장맛비가 좀 내렸기에 들깨모종을 내는데 도움이 될까 전화를 넣었더니 오지말란다.
가뭄에 파종한 들깨씨앗이 별로 나지를 않아 별로 심을 것이 없다고...
그래도 혼자 들깨모종을 심는 것 보다 둘이 심으면 낫다 싶어 새벽같이 시골에 내려가서
들깨모종을 심는다.
울엄닌 들깨모를 뽑고, 나는 뽑아놓은 들깨모를 심고...
땅이 젖어있을 때 심어야 모살이가 잘되니,
여유의 시간없이 심으려니 허리와 무릎이 부담스러워진다.
주말에야만 호미를 쥐던 손도 부르트고...
저물도록 심었어야 350여평의 옥수수밭에 반절이나 심었을까.
들깨모종이 모자를 듯 하지만, 남은 들깨모가 울엄니 수고를 부를 듯 싶다.
"엄니! 내가 왔는데도 이것 심는데 하루종일 걸리는데, 심을 것이 없다고 내려오지 말랬어요?"
울엄니는 네가 왔기 때문에 내일 심을 것 오늘 심었다고...
들깨모종을 심는 내내
어디서 날아든 양봉벌들이 부지런히 움직이며 시끄럽게 떠들어대지만 밉지는 않은데,
염탐하러 온 듯한 산까치(일명 때까치)들이 내려와 시끄럽게 하는 모습이 얄밉기만 하다.
옥수수 수확할 무렵 멧돼지는 물론 저 산까치들까지 옥수수를 망가뜨려 놓지않을까 하는 의구심에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새들이 쪼아댄 옥수수토생이는 무더운 날씨에 꺼멓게 곰팡이가 피고,
멧돼지가 들어서면 옥수수는 물론 심어놓은 들깨까지 부러뜨리니 말이다.
들깨모종을 내며 호미로 하는 김매기는 사실상 마무리지어졌다.
옥수수가 무릎높이 정도 자랐을 때 1차 김매기를 하고, 옥수수가 수꽃을 올리기 전에 2차 김매기를 한다.
그 때마다 옥수수대궁에 자리잡기 시작하는 진딧물들을 손으로 문질러 잡고...
들깨모종을 내며 진딧물을 살피니, 어쩌다 보여 손으로 문질러 잡긴 하였지만
옥수수를 수확할 때 보면 간혹 진딧물을 뒤집어 쓴 옥수수토생이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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