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
두엄을 내고,
5월 초에 초석잠 종근을 심어
6월이 되어서야 초석잠이 어느정도 성장함을 알 수 있었다.
7월에 꽃을 피우기가 무섭게
폭염과 가뭄에
한 주 한 주 힘들게 버티다
한낮이 되면 시들다 못해 타들어가는 모습으로 버티기를 한달여...
간간히 내린 소나기를 붙잡고
9월이 되어서 맨땅을 가리며 섰다.
가을빛을 품고
아침안개를 마시며
푸르름을 한껏 지키다,
다른 작물들이 모두 거둬들여진 때에서야
노란 가을빛을 받아내며
초석잠도 서서히 한 해를 마감할 준비를 한다.
산 초입의 풀들이
바람에 사각이니,
초석잠은 하루가 다르게 가을을 마감하고 섰다.
12월 초하루
겨울빛을 등에 걸머지고 쪼그려앉은
울엄니와 주말농군 앞엔
제법 알이 찬 초석잠이 하얗게 웃으며 나타난다.
그 여름
시들던 초석잠이 보일 때는
' 올 해 초석잠도 그른 것 같다.' 라고 했었는데...
초석잠을 캐는 동안,
마당에서 알을 낳고 '꼬꼬댁' 대던 닭들은 밭으로 나서기도 하고
울밑에서 겨울빛을 쬐기도 하다가,
산밑으로 내려선 매의 출현에
요란한 다급함으로 조용하던 시골집을 들썩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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