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를 틈타 연 3주째 들깨를 심는다.
아침 일찍 나가 반나절 심어야 고작 3줄
사레가 길다 보니 그만큼 심는 것이 더디게 느껴진다.
조금이라도 울엄니 수고를 덜어낼 요량에
오락가락 하는 장맛비에 아랑곳 없이 심다보니
옷은 땀인지 비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젖어있고...
넓은 고랑에 두줄을 심어나가는 동안
울엄닌 좁은 고랑에 한줄로 심어 나간다.
그렇게 한참동안 심어나가다가...
"아직도 꼬리(끝)가 안보이네"
사레가 긴 고랑을 심다 보니 힘드신 모양이다.
"옛날에 사레가 긴 옥수수밭에 부부가 들깨를 심다가 마눌이 도망가는 지도 모르고 들깨를 심었다는데..."
뭔말이냐고 물었더니
긴 밭고랑의 밭을 부부가 들깨를 심는데 아무래도 남편이 들깨를 심는 속도가 빠르지 않느냐,
남편이 먼저 밭둑에 다다라서 쉬고 있는데 처가 안나오더란다.
뒤쳐진 처는 들깨를 심다 너무 힘들어서 도중에 도망갔다고...
여튼 쪼그려 앉아 들깨를 심는데
무릎, 허리가 꽤나 아프다.
시간이 지날수록 허리를 펴는 시간이 점점 많아지다는...
비가 그치기가 무섭게 어디서 날아오는지
꿀벌들이 옥수수 수꽃에 달려들어 그들의 일에 열심이다.
"엄니! 사람들이 참 나빠~"
"저리 열심히 일을 해 모은 꿀을 사람들이 빼앗아 먹는 꼴이니..."
- " 그렇게 생각해면 사람들이 참 못됐어~ 그것뿐인가? 정붙여 기르던 가축들도 잡아먹으니..."
그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지쳐가는 몸에 벌들의 소리를 응원삼아 들깨모종을 심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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