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2015.04.11)
계절은 여지없이 흐르는 시간을 타고 찾아들고 있습니다.
나뭇가지도 조금씩 연녹색을 달고 있네요.
토요일 아침, 시골 농협에 들러 갈 요량으로 조금 늦게 출발 하였더니
전날 트랙터로 밭을 고향 후배가 로타리를 쳐 놓았습니다.
옆 밭에도 로타리를 치고 끝냈나 했더니 부리나케 트랙터로 달려 온 후배가 골을 켜고 있습니다.
고향 후배는 엄청 큰 트랙터를 소유하고 있는데, 골을 켜기 위해서 다른 동네서 저 트랙터를 빌려 왔다네요.
이랑을 켠 곳에 고추, 땅콩, 감자를 심을 곳에 비닐 멀칭을 하는데
울엄니 따라 나서서 비닐 멀칭을 하는데 도움을 주십니다.
비닐을 다 씌우고 나서 하는 말이
"지난 번 들깨섶을 펴 널고 허리가 어제까지 아팠는데 약을 먹고 나니 오늘은 좀 괜찮은데.."
저는 저 혼자 해도 되는데 왜 나왔냐고 말만 되풀이 합니다.
울엄니는 비닐 멀칭한 곳에 감자 두고랑과 땅콩 세고랑을 심고,
저는 그 옆으로 찰옥수수(미백2호) 1차 파종을 약 400여평 심었습니다.
저의 파종방법은 예전에 모내기 할때 쓰이던 못줄을 띄워 놓고 그 줄따라 파종을 합니다. ^^
줄이 똑바르지요? ㅎ
일요일, 집주위에 늘 있던 딱새와 박새가 아침을 알립니다.
울엄닌 추워서 햇살이 퍼지면 나온다고 하시네요.
전 뒷산에 있는 봄의 동태(動態)를 알아보려 잠시 발길을 산으로 놓습니다.
햇살이 동쪽 능선에 서있는 소나무 사이로 나올때
입술연지 곱게 바르고 노래 하듯이 화사한 봄날의 빛으로 산길을 반겨줍니다.
소나무 수명의 다함을 알리는 소나무한입버섯이 솔향을 담아 건네 줍니다.
목적이 있었다면 이 아이,
두릅이 좀 올라왔을까 하고 찾아 보았지만 아직 손가락 한두마디 정도 키웠을 뿐,
올해는 제 손에 들어오기 힘들 것 같네요.
데려올 만한 아이는 저 아이 혼자였기에 그냥 하산을 합니다.
내려오는 길에...
화살나무, 저렇게 새순이 나올때 따다가 끓는 물에 데쳐 무쳐 먹으면 맛있는 봄나물이기도 하지요.
홑잎나물에 포함되기도 하고..
줄기에 화살깃처럼 달려서 화살나무라 하는 것 같은데 요즘들어 저 나무를 채취하는 분들도 많더라구요.
산에서 내려오니 오전 9시 반 정도가 되었네요.
초석잠 종근을 가지고 나와 밭에 심다보니 울엄니 따라 나섰습니다.
골 켠 밭(150여평)에 초석잠을 심고
이번 주말을 마감 짓습니다.
일을 끝내고 마루에 걸터앉아 멍하니 있다보니
박새 두마리가 울타리 부근의 고야나무에 앉아 찍찍 거리네요.
해마다 마루 옆에 블록벽돌 쌓아 놓은 곳에 새끼를 낳아 가는데
아마도 그 새들인 모양입니다.
산밑엔 진달래가 한창입니다.
그 모습이 밭을 일구고 지켜서서 한 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울엄니 모습 같기도 합니다.
저 또한 울엄니 걱정 덜한 한 해가 되길 바라면서...
이른 발길로 춘천을 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