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겨울은 가기 싫다는데...(2024.3.2)
돌처럼
2024. 3. 4. 13:32
유례없는 따뜻한 겨울
그 겨울을 지나 봄은 찾아드는데...
따뜻했던 겨울에 시샘추위가 있을쏘냐 그렇게 마음을 두고 있었지만,
계절은 가만 놓아두질 않는다.
반짝 시샘추위가 보이고 연이어 주말마다 눈이 내리는 것을 보니
겨울은 가기 싫다고 앙탈을 부리는 듯 하다.
동이 트기도 전에 울어제끼며 잠을 깨우던 닭들은
아침모이를 쪼고 나서 갈 곳 없는 눈밭이라 울타리밑에 옹기종기 모여서
어서 눈이 녹기만을 바라고...
조금의 회복을 보이는 울엄니는
무엇이 그리 급해 노인일자리를 위해 경로당 갈 궁리를 놓는데,
그를 지켜보는 자식은 걱정인 마음에 애를 태울 뿐
고집을 꺾지 못해 창고에 넣어두었던 유아차를 꺼내어 조립을 해놓는다.
마른 나뭇가지에 앉아 눈꽃을 피우며 뽐내던 겨울은
떠오른 햇살에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사라지는데...
' 봄 눈 녹듯 ~ 한다.' 라는 관용구가 새삼 떠오른다.
눈을 치운 마당이야 뽀송하지만,
눈 녹은 밭들은 질퍽이니
밭으로 거름은 내지 못하고 눈비를 맞히지 않기 위해 덮어놓았던 퇴비장의 비닐을 벗겨
닭들이 지렁이를 찾게 놓아두었다 다시 덮기를 수차례...
그렇게 떠나기 싫어하는 겨울을 밀어내며 봄을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