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2023.4.8)
지난 3월이 이상고온이었던 걸까?
바깥에서 담겨졌던 물은 살얼음이 보이고
푸른 싹을 내미는 들(野)은 하얗게 서리를 뒤집어쓰고 아침을 맞는다.
날씨가 두려운 주말농부는 작물파종을 뒤로 미루고...
주말의 아침기온은 차지만
지난 3월이 더웠기에 뒷산의 동태를 살피러 올라본다.
봄맛을 찾아내려는 발길에
둥지를 박차고 날으는 산비둘기
보통 2개의 알을 낳고 품는데 1개만이 덩그러니,,,
아직 알을 낳는 중이라고 짐작해본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산비둘기 둥지처럼 허접한 것은 없었다.
알만 빠지지 않을 정도로 몇가닥의 가지만을 놓고 둥지를 트니 말이다.
여기
작은 산새에게서 둥지 만드는 법을 배워야 하지않을까?
분꽃나무가 향기를 내뿜기 시작했다.
곧,
벙어리뻐꾸기도 오겠네.
지난 주에 피기 시작한 진달래는 아직 떠날 때가 안됐다고 했는데,
산비탈 된양지쪽에선 철쭉이 진달래를 쫓아내고...
골짜기
물이 졸졸거리는 도랑가엔 처녀치마가 봄단장을 준비하고 있었다.
삶이
어디 평온만 했을까?
산속에서도 숱한 힘듦이 있었다.
세찬 바람에
아름드리 나무들이 찢기기도 하고 뿌리째 뽑히기도 하면서 넘어졌다.
그러한 역경속에서도
산새들이 노래하듯,
우리네들도 힘듦을 잊고 오늘에 최선을 다하면 아름다운 삶 아니겠는가.
산중의 봄맛 한줌을 꺽어들고
내려서는 그 길엔
며칠 전의 비를 품고 선 일엽초가
아직까지 건재하다고 일러주고 있다.
오후만 되면
돌풍같은 바람이 마당을 돌아 뒤꼍 산으로 올려빼고...
그것이 뭐 대수냐고
따뜻해지는 주말을 기다리며
아버지 산소에 가서 풀을 뽑아내며 주말을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