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주말에..(2023.2.18)
돌처럼
2023. 2. 19. 16:32
얼었던 대동강이 풀린다는 우수(雨水),
절기(節氣)에 걸맞지 않게 강물은 벌써부터 풀리고 있었고
야트막한 산둑으로 내려앉은 노란빛을 훼방놓으려는 바람마저 대수롭지 않은 듯
청딱따구리와 산비둘기는 봄을 노래하고 있다.
내주(來週) 울엄니 생신에
가족들이 다 모일터니,
겨우내 차(滿)오던 망우통을 비워내고
쌓였던 연탄재를 밭둑 터진 곳으로 가져가 메운다.
외발수레를 끄는 시간,
따라나선 발바리는 산비탈에서 부스럭대는 소리를 쫓았다 노루 출현에 이내 뒤돌아 도망쳐 내려오고
인기척을 느낀 노루는 골짜기로 올려뛰는 모습을 보며
'노루나 발바리나 제 삶의 범위를 지키는 거겠지' 하고 생각을 놓으며 웃음을 지어본다.
텃밭을 일구는 소농(小農)의 주말은
아직까지 농한기,
봄바람이 땅을 꼬닥하게 말려놓아야
밭에 거름을 내고
삽을 들어 도랑도 쳐낼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