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주말에..(2022.5.28)
돌처럼
2022. 5. 28. 15:16
감자꽃이 피기 시작했다.
농부들은 땅속의 감자를 바라는 터라 꽃이 피건 말건 별 관심이 없지만...
그런 감자꽃의 서러움(?)을 검은등뻐꾸기(일명 홀딱벗고새)가 밤낮으로 울어대며
대변해 주는 건가?
작은 벌레를 물고 새끼를 찾던 박새는
시골집 현관 미닫이창에 비춰진 풍경인지 모르고 날아들다 부딪혀 떨어지고...
부리에서 빠져나온 작은 벌레가 도망을 할 때까지 한동안 입을 벌리고 정신을 못차리더니
몇발짝씩 날며 마루를 벗어난다.
예닐곱 마리의 암탉들이 알도 없이 빈둥지를 포란 중이니 달걀을 얻어먹긴 글렀고,
부화된지 3주째인 병아리들을 가두려는 소란에
그 중의 암탉 한마리가 뛰쳐나와 나에게 엄포를 놓는다.
그런 서정적인 분위기와는 달리,
며칠전 밤에는 멧돼지가 옥수수밭으로 들어서 울타리망을 빠져나가기까지 이제 자라기 시작하는 옥수수를 씹어 분질러 놓아 빈 밭으로 만들어 놓으니...
벌써부터 한숨이 나온다.
직장에 공사가 있어 주말의 이야기를 채우지 못하고
지난 주에 깎아내지 못했던 산둑을 예초기로 깎고 나서는 길엔
자기가 주말의 시간을 채우겠노라며 붓꽃이 섰다.
내주(來週)의 주말엔
고추 옆순도 따고, 옥수수밭에 추비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