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주말에..(2021.12.4)

돌처럼 2021. 12. 5. 18:04

어느덧 신축년 한 해도 한달 남짓만 남긴 채 저물어 가고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 5도2촌 생활을 하면서 숱하게 애를 태운 일도, 노동에 힘들었던 일들도

까마득히 잊은 채 겨울을 맞이하며 한 해를 저물키고 있다.

 

몇고랑의 초석잠 수확을 포기하니,

한낮의 따스한 겨울빛이 아쉽기만 하다.

 

따스한 빛이 봉당에 내려앉기를 기다려

가을에 캐서 말려놓았던 땅콩을 꺼내놓고 까내며

울아부지의 한량스런 모습, 시골 경로당의 모습들을

울엄니에게 듣는다.

 

그곳에는

쭉정이 땅콩을 바라는 여나문 닭들의 기다림이

울엄니 이야기를 듣는 듯한 숨죽임도 있었다.

 

따스하던 빛이 긴 그림자에 밀리고

마당을 들어서는 바람이 마루에 차게 앉을 때,

땅콩 까는 것을 마무리 하고...

 

일주일 동안 연탄보일러 옆에 쌓인 연탄재를  뒷밭에 내어 부셔놓고

짧아진 해 만큼 주말의 시간도 일찍 마감한다.